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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악의 표지 영화와 책과 드라마

최악의 표지 어워드

이오공감에서 보고 들어갔는데, 덧글 추천작 중 정말 극강한 표지들이 많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내 인생 최악의 표지는 바로
십이국기 작가 오노 후유미 님의 '마성의 아이' 국내 출판서.
마치 초딩용 공포 소설을 보는 듯한 인상적인 그림체와 더불어, '나를 괴롭히면 넌 죽는다' 문구가 크리티컬.

작년이던가.
뒤늦게 십이국기에 빠져든 나는, 학교 도서관에 십이국기 번역서 시리즈가 다 있다는 것에 환호하며 전권을 며칠만에 독파하고, 완전히 오노 후유미 님의 팬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십이국기를 다 읽은 후 도서관에서 또 다른 책은 없나 뒤지다 구석에 처박혀 있던 이 책을 발견했다.

물론 표지를 보고 크게 충격을 받아서 이걸 빌려 말어 엄청 고민했었는데...
하지만 이거 타이키 이야기잖아.

타이키 이야기.


타이키 이야기!!!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결국 빌리기로 했다.

그 때, 도서관 책장에는 이 책이 나란히 두 권 꽂혀 있었는데-
하필이면 그 둘의 색깔이 미묘하게 달랐다.
그래서 난 "아, 두 권짜리구나" 하고 아무런 의심 없이 두 권을 다 빼서 대출을 받으러 갔었다.

도서관 수직생인 듯한 남학생에게 책과 학생증을 건네면서, 좀, 아니 꽤 많이 부끄러웠지만
얼른 그 순간이 지나가기를 빌며 1초를 한 시간처럼 기다리고 있었는데
남학생이 똑같은 책이라고 확인해 보라고 했다.

"어, 그럴 리가..." 하면서 들춰보니 정말 아무데도 1, 2 표시도 상, 하 표시도 없는 게 아닌가.
"아~ 표지 색깔이 달라서 제가 착각했나봐요~" 하면서 한 권은 도로 책장에 꽂아놓고 오는데,

.......물론 그 남학생이 나를 경멸의 눈빛으로 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 학생의 옷깃을 부여잡고 "이게 그렇고 그런 초딩용 공포물이 아니구요! 인간의 심리에 대해서 파헤치는데다가 세계관도 엄청 독특하고 굉장히 잘 짜여진 소설이거든요!!"라고 자기 변호를 하고 싶은 욕망이 마구 솟아올랐었다.

당연히 소심해서 그런 짓은 못했지만, 뭐랄까... 도저히 바깥에 들고다닐 수 없어서 기숙사 방 안에서만 읽었다.
룸메이트들에게도 (매우 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베개맡에 두고 침대 안에서만 읽었었지 ( '')

반납할 때도 참 몸둘 바를 몰라하며 냈던 기억이 난다.

최악의 표지 어워드를 보고 곧바로 이 책을 추천하려고 했지만, 벌써 다른 분이 덧글로 올려 놓으셨더라.
나만 이런 생각 한 거 아니었구나. 왠지 동지감이... ;ㅅ;

다른 추천작들인 '사랑을 꿈꾸는 흡혈귀 카밀라'라던가 '나일에 피어난 사랑' 같은 작품도 읽었었지만, 그 책들은 원래부터가 초-중학생용 소녀 소설이었고 딱 그 나이대에 읽었기 때문에 딱히 창피하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었는데,
이 '마성의 아이'는 성인용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읽으면 안 될 것 같은 표지였기 때문에 특히 부끄러웠던 것 같다.


참고로 이 책의 원서 표지는 ▼ 이렇다.
다시 보니 새삼 슬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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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끈이에요 2008/06/16 20:11 # 답글

    제 기억속에도 최악의 표지로 남아있었습니다
    보고있는데 친구가 표지를 보더니 "풉" 하며 의미 심장한 미소를 띄워주던
    굴욕의 표지였죠..
  • 엔토류아 2008/06/16 21:00 # 답글

    ......이야 원서로 보길 잘했군요 정말(...orz)
  • loony 2008/06/16 21:24 # 답글

    "나를 괴롭히지는 않아도 보기만 해도 부끄러워 죽을 것이다." ...라고 외치는 듯한 저 표지. OTL
  • 시아 2008/06/17 00:41 # 답글

    끈이에요님 | 정말 굴욕이죠... 저도 어찌나 도서관 남학생 보기가 민망하던지 orz

    엔토님 | 끄덕끄덕. 정말 잘하신 거예요.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loony님 | 으하하. 정말 다른 것보다 저 문구가 너무나 부끄러웠지요 ;ㅂ; 다시 봐도 부끄럽네요(..)
  • 키아 2008/06/17 01:11 # 답글

    보자마자.. 푸웃-! 뿜었습니다. 대체 누구의 센스...orz
  • 미링미링 2008/06/17 04:25 # 답글

    출판사가 ...많이 힘들었나봐요 ㅇ<-<
  • 시아 2008/06/18 03:23 # 답글

    키아님 | 번역자가 그림까지 그린 건 아닐지... ( '')

    미링님 | 일러스트레이터를 고용할 돈이 없었나봐요... 랄까 왜 원서 그림을 쓰지 않은 걸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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