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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8.17] 여행 닷새째, 고베 ② └ 2006.08 칸사이

고베 ①

카자미도리관과 모에기관은 다른 이진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몇 개인가 지나치자, 카자미도리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갈색의 깔끔한 건물이다. 카자미도리관(풍향계의 집)이라는 이름 답게, 첨탑 위에 풍향계가 달려 있다.

하지만 1시가 넘은 시각이라, 카자미도리관을 구경하기 전에 점심을 먼저 먹기로 했다.
우리가 들어간 곳은 키타노쵸 광장을 사이에 두고 바로 맞은편에 있는 스페인풍 오믈렛 가게.

내가 시킨 것은 토마토 소스의 오믈렛(아마도). 맛은 평범한 편이었지만, 창 밖으로 카자미도리관의 모습이 보인다는 점이 좋았다. 식기도 예쁘고...^^

식사를 마치고 드디어 카자미도리관 안으로.

응접실이다. 산뜻한 연둣빛 소파와 커튼이 인상적이었다.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 있는 거실.

식당. 의자가 마음에 쏙 든다. 지금 사용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디자인이었다.

테이블보와 촛대가 예뻐서. 심지어 양초까지도 너무 어울리는 걸로 꽂아 놓았다.

한 쪽에 장식되어 있던 정교한 인형들. 아마 구입도 할 수 있는 것 같았는데.

카자미도리관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관리가 잘 된 느낌이었다. 옛 주인이 꽤나 부유층이었던 듯, 건물도 크고 인테리어나 가구도 다른 곳에 비해 고급스러운 느낌. 역시 가장 유명한 이진칸답다.

카자미도리관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키타노쵸 광장. 대리석이 깔린 작지만 깔끔한 공원이다.

나팔 부는 아저씨 동상 옆으로는 분수가 흐르고...

의자 옆에는 피리 부는 소녀와 고양이가 앉아 있다. 동상 뒤로는 키타노쵸의 거리 풍경이 펼쳐진다.
늘 이 공원으로 산책나올 수 있는 고베 시민들은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장을 끼고 카자미도리관과 바로 이웃하고 있는 모에기관. 모에기(연둣빛)라는 이름 답게, 건물 외관 전체가 연한 연두색으로 채색되어 있었다.
고베시에서는 카자미도리관과 모에기관을 묶어서 약간 저렴한 세트권을 발행하는데, 다른 이진칸 한 곳 입장료인 500엔으로 두 군데를 다 돌아볼 수 있다.

모에기관의 침실. 테이블 위의 체스판에서 묘하게 생활감이 느껴졌다.

거실 겸 식당. 티타임을 염두에 두고 세팅해 놓았는지, 찻잔과 과일 모형이 테이블 위에 장식되어 있었다.
연두색과 갈색의 조화가 아름답다.

어린이방이다. 목마 모양의 흔들의자와 조그마한 라탄 의자가 귀엽다. 아이 방 답게 화사한 느낌이었다.

모에기관에서 가장 감동했던 것은 욕실. 그 시대에 이렇게 좋은 욕실을 구비해 놓다니...

카자미도리관에 비해 화려함이 떨어지는데다, 시에서 관리하는 곳이라 그런지 외벽 페인트칠이 조금씩 벗겨지는 등 살짝 관리가 미흡한 감이 있었지만... 그 소박한 느낌이 왠지 끌렸다. 예쁜 연두색으로 칠해진 집이라는 점도.

모에기관을 나와 토어로드로 가기 위해 다시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키타노자카는 정말 엄청난 경사를 자랑한다.

내려가는 길에 본 한가로운 길고양이. 건물 그늘에서 맘 편히 앉아 뒹굴거리고 있었다. 녀석, 팔자 좋구나 :)

이진칸 거리에서 토어로드까지는 꽤나 먼 길이었다. 슬슬 길을 잘못 든 거 아닌가 고민할 때즈음 겨우 나타난 토어로드 표지판. 가이드북에서는 볼거리가 굉장히 많은 것처럼 쓰여 있었는데 의외로 별 것 없었다. 다른 때라면 모르겠지만 8월의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걸어가기에는 그리 만족스러운 곳은 아니었다.

토어로드 끝까지 내려가 다시 시티 루프 버스를 타고 산노미야 역으로 향했다.

산노미야 역 앞 정류장으로 돌아온 뒤, 다시 버스를 타고 모토마치로.

모토마치 상점가로 들어가는 입구다. 과연 고베 쇼핑의 중심지 답게, 주변에 타카시마야 같은 커다란 백화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상점가 내부. 아케이드로 되어 있어서 비가 와도 쾌적하게 쇼핑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아 보였다. 우리 나라도 점점 아케이드가 늘어가고 있겠지?

모토마치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가로등(?)이었다. 1, 2, 3쵸메(우리나라로 치자면 1, 2, 3가... 정도?) 각각 등 모양이 다 달랐다. 3쵸메는 방울꽃 모양의 귀여운 등.

4쵸메는 일자형의 등이다. 등불 자체는 심플하지만 옆의 장식이 멋스러웠다.

5쵸메는 구슬 모양의 등이 퐁퐁퐁 달려 있었다.
3쵸메 때부터 눈치채는 바람에 1, 2쵸메의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쉽다.

모토마치 상점가를 대강 둘러보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고베의 중화 거리인 난킨마치.
모토마치에서 얼마 안 되는 거리라 그냥 걸어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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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13 2009/02/06 00:07 # 답글

    올여름휴가땐 나도 돈 모아뒀다가 일본 단기 여행이라도 가볼까...
  • 시아 2009/02/06 11:52 #

    13 | 여행은 좋은 거야. 좋은 사람과 함께 간다면 더욱! :)
  • Twiggy 2009/02/06 12:28 # 답글

    아! 저도 저 인형들 봤었어요. 근데 구매 가능한 거였나요? ㅠ_ㅠ 그 집에 살던 영사의 부인이 인형을 좋아해서 수집했었다…라는 얘기는 들었지만요. 모토마치 근처에 고베 돌뮤지엄이라고 인형 박물관과 샵을 병행한 작은 곳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인형을 실컷 구경했었답니다. 이 포스팅 보니까 또 가고파요 ㅠ_ㅠ 그래도 추억을 되살려 주셔서 감사해요!
  • 시아 2009/02/07 02:27 #

    Twiggy님 | 인형들 앞에 뭔가 안내문 같은 게 있었는데, 자세히 보지 않았지만 대충 기념품샵에 문의하라는 내용이었던 것 같았어요. 그래서 살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확실치 않네요^_^;
    저도 사진 정리해 올리면서 또 가고 싶어져서 혼났습니다. 칸사이는 정말 가도가도 또 가고 싶은 곳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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