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 ②
모토마치를 나와 얼마 동안 걷자, 저편에 한눈에도 중국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지붕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난킨마치의 입구인 서안문! 붉은색과 금색을 비롯한 여러 색깔로 채색되어 있어 굉장히 화려했다.
그런데 드디어 도착했구나 싶어 발걸음을 재촉하던 우리의 눈에, 뭔가 굉장히 익숙한 것이 들어왔다.
어라, 한솥...?
노란 색깔 하며, 간판 위에 봉긋 솟은 부분까지 너무 똑같아서 한순간 멍해졌다. 그러고보니 한솥 갔을 때 왠지 벽에 붙어 있는 메뉴들이 묘하게 일본틱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카마도야라는 도시락집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한솥으로 이름을 바꾼 것일까?
맛도 비슷한지 굉장히 궁금했지만, 이미 점심을 먹은 후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서안문 안으로 들어가자 곧바로 펼쳐지는 난킨마치의 거리! 역시 중화 거리 답게 빨간색이 눈에 띈다.
어느 상점에서 발견한 어린이용의 노란 추리닝. 옆의 팬더 폰스트랩이랑, 뒤쪽의 중국 의상도 너무너무 귀엽다 //ㅅ//
지나가다 발견한 브루스리 옵빠. 솔직히 얼굴은 안 닮았지만(..), 만드시는 분이 근육 묘사에 힘 좀 주신 듯 :)
중화 거리의 구경거리 중 하나는 역시 다양한 만쥬들. 복숭아 만쥬가 귀엽다. 하지만 저 쬐그만 것 하나에 150엔이라니 비싸.
난킨마치의 중심에 있는 누각. 이런 데서 사진 한 장 안 찍을 수는 없는 거지.
사실 처음 계획으로는 오전에 이진칸들을 둘러보고 점심 때쯤 난킨마치에 와서 중화 요리를 먹을 생각이었는데, 완벽하게 시간이 틀어져 버려서 난킨마치에 온 것은 이미 오후 4시를 넘긴 시각이었다. 일본의 중국 요리, 조금 먹어보고 싶었는데.
슬슬 숙박지인 아리마 온천으로 이동할 시간이고 해서, 제대로 다 둘러보지 못하고 난킨마치를 뒤로 했다.
다시 루프 버스를 타고 산노미야 역으로.
금방 산노미야 역앞 광장에 도착했다. 정말 고베 시의 중심지답게, 커다란 건물이 많았다. 광장 한켠에서는 밴드가 공연을 하고 있었다.
아리마 온천역으로 가는 전차를 타기 위해 지하철 입구로 향하는 우리의 발걸음을, 한 마리의 닭이 붙잡았다.
왜 역에 이렇게 벼슬이 훌륭한 수탉이...;; 어느 정도의 간격을 두고 우렁찬 소리로 울어대서 너무 우스웠다. 2006년 8월 17일에 산노미야 역에서 울던 이 수탉의 사연을 아시는 분, 혹시 안 계시려나. 아직도 궁금하다.
풀리지 않는 수탉의 수수께끼를 안고 아리마 온천행 전차에 올랐다.
아리마 온천 역까지는 두 번을 갈아타고 가야 한다.
전철을 탄지 40분 가량 지났을까. 드디어 아리마 온천 역에 도착했다. 한적한 시골역이다.
역 개찰구를 빠져나와 출구로 나가려는 찰나, 두세 달 쯤 되어 보이는 젖소무늬 아기 고양이가 출구 옆에서 삑삑 울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를 잃어버린 것일까? 너무나도 마음이 쓰였지만 여행자 신분에 거둘 수도 없어 안타까운 마음만 안고 그냥 돌아서야 했다.
역을 빠져 나오면 바로 보이는 분수. 멋지다.
다리 아래의 풍경. 낮에 비가 와서 그런지 보라색 우산들이 정연히 걸려 있었다.
철분이 함유된 물이라 그런지 물에 닿는 돌들과 징검다리가 붉게 변색된 것이 보인다.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 우리가 묵을 온천료칸인 카미오오보(上大坊)에 도착했다. 나무로 지어진 깔끔한 건물이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짐을 놓은 후 롯코산행 로프웨이를 타러 료칸을 나섰다.
료칸 거리에서 아리마 온천 로프웨이역까지는 제법 긴 시간을 걸어야 했다.
해가 거의 넘어갔을 무렵, 겨우 로프웨이 역에 도착했다. 마침 한 대가 출발하려던 참이어서 얼른 표를 끊고 탔다. 이제 유명한 고베의 야경을 보러 롯코산 정상으로-.
원래는 고베의 야경을 롯코산이 아니라 마야산에서 볼 생각이었는데, 운 나쁘게도 마야산으로 통하는 케이블카 유메산뽀 호가 딱 이 시기에 공사 중... 별 수 없이 롯코산으로 가는 길을 찾아보던 중에, 롯코-아리마 온천 간 로프웨이가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어서 일본 온천지 구경도 할 겸 하루 숙박지를 아리마 온천으로 정하게 되었다.
로프웨이 아리마 온천 역에서 롯코산정 역까지는 약 12분 거리. 점점 칠흑으로 변해가는 하늘이 바로 눈 앞에 있었다.
롯코산정 역에서 내려 잠시 걸으면 롯코 가든 테라스와 전망대가 나온다. 먼저 전망대에 올라 고베의 야경을 구경했다. 낮에 비가 오는 바람에 안개가 잔뜩 껴서 생각만큼 예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름다웠다.
사진은 클릭하면 확대된다. 쬐그만 똑딱이로 찍어서 제대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야경을 보고 난 후 가든 테라스 내의 식당에서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내가 주문한 것은 치킨 스테이크. 물론 이런 관광지의 식당 답게 가격 대 성능비는 최악이었지만, 식당 한 면이 전부 유리로 되어 있어서 야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로프웨이를 타러 가는 길. 거의 산길 같은 곳을 한참동안 걸어가야 했다. 혼자였으면 꽤나 무서웠을 것 같다.
승차장에 도착했다.
우리가 타고 갈 케이블카. 돌아가는 길은 조금 시간 여유가 있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로프웨이를 타고 도로 아리마 온천 지역으로 와서 료칸으로 돌아왔다. 방에 준비되어 있던 유카타를 입고, 료칸 내 온천으로 향했다. 그런데... 온천에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사전에 잘 알아보지 않고 그냥 왔는데, 알고 보니 아리마 온천의 물은 철분이 함유된 붉은 물... 금속 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무서워서 도저히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라며 다시 시도했지만, 아무도 없는 한밤중의 고요한 공기와 새빨개서 바닥이 전혀 보이지 않는 물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정보는 힘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던 하루.
서운한 마음은 먹을 것으로 달래야 하는 법. 아리마 온천 역에서 사 온 까망베르 치즈 케익이다. 롯코산 목장에서 직접 만든 치즈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케익이라고 해서 스타벅스의 뉴욕 치즈 케익 같은 것을 상상했었는데, 치즈빵 같은 느낌이었다. 빵류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조금 실패.
뭔가 이것저것 잘 풀리지 않았던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여행지에서 맞는 마지막 밤이라고 생각하니 싱숭생숭한 기분. 이제 내일이 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모토마치를 나와 얼마 동안 걷자, 저편에 한눈에도 중국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지붕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드디어 도착했구나 싶어 발걸음을 재촉하던 우리의 눈에, 뭔가 굉장히 익숙한 것이 들어왔다.

노란 색깔 하며, 간판 위에 봉긋 솟은 부분까지 너무 똑같아서 한순간 멍해졌다. 그러고보니 한솥 갔을 때 왠지 벽에 붙어 있는 메뉴들이 묘하게 일본틱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카마도야라는 도시락집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한솥으로 이름을 바꾼 것일까?
맛도 비슷한지 굉장히 궁금했지만, 이미 점심을 먹은 후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사실 처음 계획으로는 오전에 이진칸들을 둘러보고 점심 때쯤 난킨마치에 와서 중화 요리를 먹을 생각이었는데, 완벽하게 시간이 틀어져 버려서 난킨마치에 온 것은 이미 오후 4시를 넘긴 시각이었다. 일본의 중국 요리, 조금 먹어보고 싶었는데.
슬슬 숙박지인 아리마 온천으로 이동할 시간이고 해서, 제대로 다 둘러보지 못하고 난킨마치를 뒤로 했다.
다시 루프 버스를 타고 산노미야 역으로.


왜 역에 이렇게 벼슬이 훌륭한 수탉이...;; 어느 정도의 간격을 두고 우렁찬 소리로 울어대서 너무 우스웠다. 2006년 8월 17일에 산노미야 역에서 울던 이 수탉의 사연을 아시는 분, 혹시 안 계시려나. 아직도 궁금하다.
풀리지 않는 수탉의 수수께끼를 안고 아리마 온천행 전차에 올랐다.
아리마 온천 역까지는 두 번을 갈아타고 가야 한다.




철분이 함유된 물이라 그런지 물에 닿는 돌들과 징검다리가 붉게 변색된 것이 보인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짐을 놓은 후 롯코산행 로프웨이를 타러 료칸을 나섰다.


원래는 고베의 야경을 롯코산이 아니라 마야산에서 볼 생각이었는데, 운 나쁘게도 마야산으로 통하는 케이블카 유메산뽀 호가 딱 이 시기에 공사 중... 별 수 없이 롯코산으로 가는 길을 찾아보던 중에, 롯코-아리마 온천 간 로프웨이가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어서 일본 온천지 구경도 할 겸 하루 숙박지를 아리마 온천으로 정하게 되었다.
로프웨이 아리마 온천 역에서 롯코산정 역까지는 약 12분 거리. 점점 칠흑으로 변해가는 하늘이 바로 눈 앞에 있었다.

사진은 클릭하면 확대된다. 쬐그만 똑딱이로 찍어서 제대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로프웨이를 타고 도로 아리마 온천 지역으로 와서 료칸으로 돌아왔다. 방에 준비되어 있던 유카타를 입고, 료칸 내 온천으로 향했다. 그런데... 온천에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사전에 잘 알아보지 않고 그냥 왔는데, 알고 보니 아리마 온천의 물은 철분이 함유된 붉은 물... 금속 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무서워서 도저히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라며 다시 시도했지만, 아무도 없는 한밤중의 고요한 공기와 새빨개서 바닥이 전혀 보이지 않는 물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정보는 힘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던 하루.


뭔가 이것저것 잘 풀리지 않았던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여행지에서 맞는 마지막 밤이라고 생각하니 싱숭생숭한 기분. 이제 내일이 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덧글
Twiggy 2009/02/06 12:27 # 답글
아리마온센…. 처음에 간사이 여행을 갔을 때, 저는 그 역이 산노미야에서 전철을 너댓 번쯤 갈아타야 갈 수 있다는 걸 몰랐답니다 OTL 온센에서 오사카로 직행하는 버스도 있다는데 제가 온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마지막 버스가 떠난 뒤였어요 ㅠ_ㅠ 전 일본 편의점에서 파는 것들도 다 맛있었는데! 적어도 우리나라보다는요…. 근데 사진들을 상세하게 많이 찍으셨네요! (전 두 번 다 혼자 가서 제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었음;)
시아 2009/02/07 02:29 #
Twiggy님 | 일본의 전철은 너무 복잡해요. 우리나라처럼 환승이 다 되는 게 아니라 요금 생각하는 것도 골치 아프구요 -ㅅ-; 전 아예 겁나서 일일이 사이트에서 조사해서 적어 갔었어요...;;혼자 가는 여행도 좋지만 확실히 자기 사진을 못 남긴다는 점은 아쉬워요. 그렇다고 삼각대를 메고 다니자니 무겁고, 일일이 현지인에게 부탁하자니 귀찮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두 명 정도면 딱 좋은 것 같기도 해요 :)
남태평 2009/02/07 22:00 # 삭제 답글
진짜 닭이에요? =_=; 조각(?)인 줄 알았어요!
시아 2009/02/08 22:29 #
남태평님 | 진짜 닭이랍니다. 우렁차게 울어대서 깜짝 놀랐어요. ^_^
13 2009/02/09 00:43 # 답글
의외로 한국인 여행객에 대한 준비가 잘되어있는듯..